[2014.5.28] 정말 쉼표였을까 (3)_Rocca Maggiore~Gran Caffe 유럽 방황하는 여행기


로카 마조레 전망대에 올라 까치가 그다지도 좋아하는 내려다보기 중.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런데 날이 수상하다 했더니
저 멀리 하늘에 구멍난 듯 비가 쏟아지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첫번째 올라갔던 전망대에서 내려와 성 끝의 전망대로 가는길.
폐소공포증 환자라면 절대 못지나갈 좁고 긴 통로였다.
솔직히 까치가 없었으면 혼자 못갔을 것 같다.....
구멍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호쾌한 외국인 아저씨가 우릴더러 '나가이 나가이'라고 말하기에 뭔소린가 했는데
통로끝에 도달하고 나서야 그게 '길다(ながい)'라는 의미의 일본어라는 것을 알아챘다.

.......우리 일본인 아닌디요.



성끝 전망대에 이르러서야 보이는 새로운 풍경.
낮고 아슬아슬한 난간만큼이나 최고의 경치를 선사하는 곳으로 처음에 갔던 탑과는 또 다른 매력이있었다.
작게 보이는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 귀여워 찍어본 사진.



그리고 피뢰침......
 
어느새 비구름이 우리의 머리 위까지 올라와 음울하게 구르릉대기 시작하는데
아무리 경치가 좋고 공기가 좋아도 번개를 맞는게 두려워서 허둥지둥 전망대를 빠져나왔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니 비가 점점 많이오기 시작해 급히 숙소쪽으로 향하다 만난 얼룩 고양이.
제가 가게 주인인 것 처럼 손님 몇몇이 옷을 고르는 옷가게 앞에 앉아 길가는 사람들을 구경중이었다.





그리고 까치가 전날부터 기대해 마지않던 Gran Caffe!
앞을 지날때마다 쇼윈도에 딱 달라붙어 침만 흘리다 드디어 시간을 내어 들러보게 되었다.

들어가기 전에 가게 앞에서 흥분상태의 까치를 한 컷.



내부는 중세스럽기보단 관광객을 노린듯한 아기자기한 디자인이었다.
우린 각자 카푸치노 한 잔과 초콜릿 디저트를 하나씩 주문했는데 맛은...그냥 그랬다.
난 사실 엄청 진해보이는 초콜릿 케이크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쪼매난 크기 한조각이 7유로를 훨씬 넘기는 가격이라 금방 포기..



아씨시의 모든 가게들이 물자 조달이 어려운 탓인지 타도시에 비해 무척 비쌌는데
여기도 역시 비싼 커피값에 그저 그런 서비스에....
우리가 너무 기대를 했는지 나올땐 조금 풀이 죽어 나왔다.
특히 까치는 기대가 정말 컸는지 나중엔 이 가게를 꼴보기 싫어하기도....

디스플레이는 저렇게 굉장한데 말이야...........


그랑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아씨시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까치와 나는 숙소에서 쉬다가 숙소 근처의 허름하고 기괴한 인테리어의 식당에서 피자를 먹었다.
박물관에서 볼법한 방 구조에 오래된 테이블, 이탈리아 방송이 나오는 작은 티비가 있는 피체리아 였는데
곳곳에 먼지가 앉은 드레스를 입은 꾀죄죄한 인형들이 앉아 먼 곳만 응시하고 있었다.
맛은 그냥저냥 먹을만했던 것 같다.

식사후에 노을구경을 하러 가다 발견한 장식품가게엔 무척 탐나는 고양이와 금붕어 도자기가 전시되어있었다.
아씨시 곳곳엔 누가 사가는지 이런 공예품 가게가 참 많았다.



그리고 아씨시에서의 마지막 해질녘.
아씨시 노을 최고의 절경은 역시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다...




푸르딩딩하니 여전히 흐리다싶더니
어느새 노랗고 빨갛게 온 동네가 다 물들어버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너무나 아름다워 비현실적이던 노을.
유럽에 있는동안 가장 조용하고도 평화로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한국에 두고 온 혼이 돌아오지 않아 마음은 어수선했지만
그 어느 도시보다도 안심하고 느긋하게 다닐 수 있었던 아씨시였다.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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