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5.27] 로마에서 아씨시로_Suore Francescane Missionarie di Assisi DEL GIGLIO 유럽 방황하는 여행기


로마에서 먹는 마지막 점심.
까치의 요청으로 첫날 식사를 했던 식당에 다시 찾아갔다..
물론 까치가 시킨 것은 해산물 스파게티.


항상 아라비아따가 먹고싶다고 생각만하고 없거나 다른게 더 끌려서 못먹었는데,
알고보니 영어메뉴판에 Chilli sauce spaghetti라고 써진게 아라비아따 스파게티였다.
왠지 허무해서 아라비아따로...

하지만 전혀 매콤하지 않았다!



디저트론 물론 FASSI !!!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커피맛 그라나따를 시켜보았다.
사실 그라나따라고 더운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디저트 중 하나인데
솔직히 그냥.... 슬러시다.

맛있었지만.... 그냥 슬러시였다.


어째선지 우린 출발하기까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서 여유있게 후식시간을 가졌는데
생각해보면, 떼르미니역에서 아씨시로 가는 기차를 어디서 타는줄도 모르면서 호기를 부린거나 다름없었다.

뒤늦게서야 기차를 놓칠까 무거운 짐을 끌고 미친듯이 달리고 역 직원의 도움을 받아 열차에 올라탔는데
아뿔사, 티켓에 펀칭을 안하다니......
(펀칭은 일종의 기차표 개시같은 것인데 예약필수 구간을 제외하면 이탈리아 티켓은 오픈티켓이나 다름없어서
유효한 티켓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펀칭을 해야한다고 한다)

허둥지둥 기차 출발 직전에 올라타긴했는데 혹시라도 펀칭을 안했단 이유로 벌금을 낼까봐 두려워하던 내게 차분한 표정으로 검표원을 만나면 사정설명을 하라고 안심시켜준 젊은 부부가 너무 고마웠다. 땀에 절은 얼굴로 검표원을 찾으니 우리처럼 급하게 올라탄 승객이 많았는지 다들 펀칭을 받으려고 하기에 슬쩍 끼어서 무사히 펀칭까지 완료했다!



2시간이 넘는 기차여행...
까치는 가방에 얼굴을 파묻고 잠이 들었지만
난 혹시라도 내릴 역에 못내릴까 두려워 거의 한숨도 자지 못하고 바깥풍경만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찌어찌 무사히 도착한 ASSISI.



아씨시는 도시 자체가 무척 작고 산위에 있는 수도원 마을이라 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올라가니 비가오기 시작하더니 금세 장대비로 변해서
수녀원에 도착했을땐 우리 둘다 흠뻑 젖어있었다.

더 당황스러웠던 건, 수녀원쪽에서 내 예약에 착오가 생겨 첫날밤 도미토리에 자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순간 길거리에 내앉게 되나 걱정했지만 다행이도 수녀원측의 배려로 하룻밤은 프라이빗 룸을 쓰게되었다.
약간 망연자실해서 방을 안내받았는데, 정말 깨끗하고 조용한게 시골에 있는 호텔에서 머물게 된 것 같았다....



까치와 내 맘에 쏙 든 깨끗한 화장실.
이탈리아 여행 내내 궁금했던 변기 옆 세면대의 정체는 비데라고 한다.




짐을 풀고나선 잠시 바람도 쐴 겸 아씨시 구경을했다.

수상해 보이는 사람도 없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숙연한 분위기에 마음이 착 가라앉았다.




비바 파파!!!
생각해보니 교회로 가득한 아씨시는 진정 교황이 아이돌인 곳이 아닌가....
실제로도 그냥 풍경을 보러온 관광객보다 종교적 목적을 갖고 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길을 걷다가 1일 1젤라또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까치를 따라 나도 젤라또를 사먹었다.
아이스크림의 기본 바닐라와 초코맛!

로마에 비해 길거리 물가는 좀더 비싼편이라 젤라또도 양대비 가격이 좀 있었다.



수녀원의 저녁식사 시간.
식당에 내려가니 수녀원에 머무는 사람들의 나라별로 식탁이 꾸려져있었다.
한국인들도 우리외에 몇명 더 있기에 같이 이야기도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했다.
수녀원이란 공간의 영향이 컸는지 다른 어떤 숙소에서 만났던 사람들보다도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본 식사 전에 수녀님이 마카로니같은게 들은 수프를 내어주셨는데 낯선 겉모습과는 달리
맛은 짭조름하고 구수한 수제비의 맛이났다.


본식사로 나온 담백한 구운고기와 토마토, 풀, 감자와 빵.
별거 없어보이지만 다들 배불리 맛있게 먹었다. 어쩐지 건강해지는 느낌.
특히 감자가 맛있어서 몇번을 덜어 먹었는지 모르겠다.
(저녁 한끼에 12유로로 그냥 밖에서 대충 해결하는 것보다는 비쌌지만 꽤 만족스러웠다.)

식사후엔 같은 테이블에서 만난 사람들과 아씨시 야경산책을 했다.
까치와 둘이선 무서워서 못다녔을 것을 넷이라 편안하게 구경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아씨시에서의 첫날밤.

깨끗한 개인실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에어컨의 소음에 시달리며
악몽을 꾸었다.




덧글

  • dada 2014/09/03 11:46 # 삭제 답글

    비데 ㅋㅋㅋㅋ 닦는 모습 상상 안됨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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