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를 불리고 코무네 광장에서 한숨 돌리며 산 위의 로카 마조레를 찍어보았다.
좌측에 보이는 건물은 안내소였는데 무료로 아씨시의 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식사 후 슬슬 동네를 돌아본다는 기분으로 찾아나선 산 다미아노 수도원.
아씨시에서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여행준비를 하던 중에 우연히 본 사각회랑 사진에 매료되어 무조건 가야해! 라고 생각했던 곳.

가는 길에 스쿠터 주차장이 귀여워...

가는 중간중간 길을 잃지 않도록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사실... 잃을 길도 없었지만.

산 다미아노 수도원은 약간 외곽쪽에 있어서 다른 명소들 보다 한참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이쯤 오니 정말 시골동네에 온 기분이었다.
복잡하고 꼬질꼬질한 로마와는 달리 목가적인 유럽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마음에 평화가....!

사진은 좀 흐리게 나왔지만 한 낮의 태양은 꽤나 뜨거워서
까치와 나는 그늘에 허덕이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무도 풀도 많은데 그늘은 별로 없어서 가끔씩 만나는 그늘에서 한 숨 돌리고 또 가고 하는 식...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산 다미아노 수도원!
다른곳에 비해 한적한 아씨시에서도 더 한적했던 이곳....
우리를 제외하면 소수의 외국인 관광객이 전부여서 정말 조용했다.
그래서 기대했던 사각회랑이 어땠냐하면.....
음.... 작았다.
빨간꽃으로 포인트를 주어 가꾼 정원이 예쁘긴했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너무 작아서 아주 쪼끔 실망했다.....
고생하며 찾아간 것에 대한 보상으로는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오며 가며 본 풍경이 훌륭했으므로
후회는 없었다.

까치에게 오늘 하루는 무척 편안하게 산책만 하는거라고 호언장담했건만
더운 날씨 탓인지 산위에 세워진 도시라서 그런지 금세 숨이 차고만 우리들.
그래도 아직 보고 싶은게 많이 남았다.

다음의 행선지는 San Rufino Cathedral.
아름다운 파사드로 유명하다기에 찾아갔는데
로마에서 워낙 화려한 대성당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약간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아름다움이라는게 느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베드로 대성당과는 정반대의 매력이 있는 성당으로
백골을 연상시키는 백색 돌로 이루어진 구조에 아무것도 없는 담백한 장식에 괜시리 경건해지는 기분이었다.
베드로 대성당이 종교적 권위의 끝을 보여준다면 여긴 세속적인 것들을 쫙 걸러낸 신성한 느낌.
개인적인 감상이 그랬단 얘기다.

까치가 성당밖에서 다리를 쉬는 동안
슈슈슉 둘러보고 나와 향한 이날의 마지막 목적지 rocca Maggiore!
과거엔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던 건축물인듯한데 지금은 전망대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다.

아씨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보니 끝없이 올라가는 길.
나야 걷는거에 이골이 나있었지만 걷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까치에게
산 다미아노부터 로카 마조레까지의 여정은 조금 고생스러웠을런지도 모르겠다.

올라가다보니 이렇게 숙소에선 보이지 않았던 뒷동네 산들도 쭉 보이고

약간 불안불안한 하늘 아래 목적지인 로카 마조레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아씨시...
마음이 어지러울때 한 일주일정도 머무르면 좋을 거 같다.
초반에 아씨시에서 몸과 마음이 심란했다고 쓰긴 했지만...그건 내 개인적인 문제였고
언젠가 이탈리아에 갈 일이 또 생긴다면 마음의 평화를 찾기위해 다시 가고싶은 곳임엔 틀림없다.

그리고 로카 마조레에 입장!
까치는 학생증을 내고 입장료도 할인받았는데 나는 일반요금....
부럽다. 학생.
한편, 날씨는 점점 더 흐려지고 있었으니......
5월 28일의 여행기는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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